서귀포시청사 걸린 500호 변시지 대작 미술관으로

서귀포시청사 걸린 500호 변시지 대작 미술관으로
서귀포시, 전문적 보호·관리 공립미술관 이관 추진
1청사 본관 1층 상시 전시… 미술품 맞춤 관리 한계
청사 곳곳 노출 소장품 50여 점 체계적 관리 방안 필요
  • 입력 : 2024. 11.13(수) 17:31  수정 : 2024. 11. 13(수) 18:1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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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청 1청사 본관 1층 벽면에 걸린 변시지의 500호 대작 '정방폭포'.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 서귀포시청 제1청사 본관 1층 벽면에 걸린 제주 출신 변시지 작가(1926~2013)의 그림이 서귀포시 공립미술관인 기당미술관으로 이관될 전망이다. 서귀포가 고향인 변 작가가 남긴 작품 중에서 대작으로 분류되는 회화로 미술관에서 보다 전문적인 보호·관리를 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정방폭포'라는 제목이 달린 해당 작품은 1994년 법환동 서귀포시청사(지금의 서귀포시청 제2청사) 신축 기념으로 시공사 측에서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가로 351㎝, 세로 217㎝에 이르는 500호 크기의 대작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두 곳에 분리 운영됐던 시청사가 현재의 서홍동 1청사를 중심으로 재배치되면서 2017년부터 현재의 자리에 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 앞에는 안내판도 설치됐다. 작가 특유의 황톳빛 바탕과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먹선이 등장하는 '제주화'의 특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단지 제주의 외경만을 포착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제주인의 삶을 깊이 관조하고 있다"고 적었다.

서귀포시에서 그동안 투명 아크릴판, 차단봉 설치 등 일반 건물 내부에 상시 노출되는 그림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 왔지만 민원인 등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위치에 전시된 작품이어서 물리적 훼손 우려 등이 제기됐다. 이에 유족 측에서 미술관 이관 등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고 최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작품 관리 문제를 거론하며 공립미술관으로 옮기는 등 기증품을 예우해야 한다(한라일보 10월 16일자 2면)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전부터 청사 내 변시지 작가의 작품을 미술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고 작품의 가치를 감안했을 때 전문적인 미술관에서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공립미술관 부서와 이관 건을 협의하게 됐다"고 했다. 공립미술관 측은 "작품수집평가위원회, 운영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밟은 뒤 가능한 빨리 관리 전환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폭풍의 화가, 변시지' 상설 전시실이 있는 기당미술관에서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청사 내 전시 중인 미술품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공립미술관과 연계한 체계적인 관리로 소장·활용 측면에서 작품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청사 곳곳에 내걸린 미술품은 서양화 18점, 한국화 9점, 서예 25점 등 총 52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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