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대만 인근 해상에서 제주 선박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이 재빠르게 구조 활동을 벌이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도내 어민들은 먼바다에서 사고가 날 경우 구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큰 피해로 번질 수도 있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먼 바다로 조업을 나가는 것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12분쯤 서귀포 남쪽 약 833㎞ 지점인 대만 인근 해상에서 10명이 탄 제주 성산 선적 근해연승어선 A(48t)호가 전복됐다.
다행히 승선원 전원이 조업 중이던 어선들에 의해 빠르게 구조됐다. 이들은 건강 상태에도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사고 해역이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자칫하면 큰 피해를 낳을 뻔했다.
이와 관련해 어민들은 먼 바다 조업이 위험이 크다는 것은 알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출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어업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된 것과는 달리 한·일 어업협상은 미타결되면서 가까운 일본 대신 수백㎞나 떨어진 대만 인근 해역까지 조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일 어업협상은 한일 양국 어선이 서로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잡을 수 있는 조업량과 조업기간을 정한 외교조약으로 지난 2016년 결렬된 이후 현재까지 답보 상태이다.
한림어선주협회 관계자는 "국내는 어장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또 고기들도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일본과의 협상이 이뤄지면 제주도와 가까운 그쪽 해역으로 조업을 가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대만 인근 해역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조업을 나가는데 평균 3일 정도 걸릴 정도로 거리가 멀다"며 "현재 제주 어선 20여 척이 대만 인근 해역에 있고, 오는 6일부터는 추가로 어선 2척이 조업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통신 문제와 관련해서도 원거리 조업 어선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어민들이 사용하던 위성통신망이 통신사 사정으로 끊겼다"면서 "현재 어민들이 이와 관련해 법적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오는 3월에는 문제가 해결된다는 소문이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공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락이 필요할 때는 같은 선단, 다른 위성전화를 갖춘 배들에게 부탁하거나 제주어선안전조업국 무선통신을 이용하고 있는데 워낙 먼 거리 탓에 이마저도 어려울 때도 있다"고 했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