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실의 목요담론] 누구나 기술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제주를 꿈꾸며

[강연실의 목요담론] 누구나 기술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제주를 꿈꾸며
  • 입력 : 2025. 04.10(목) 02:2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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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기술 기반 창업(이하 기술창업)이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할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 지역 경제를 살리는 대안으로 과거에는 유망기업 유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지역 내에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국내 기술창업은 전체 창업의 18.2%에 불과하며 유럽 평균(40% 이상)과는 격차가 크다. 제주의 기술창업 비중은 14.0%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여전히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생계형 업종에 집중돼 있다. 생계형 창업보다는 기술창업이 활발해야 창업생태계가 강해지고 지역 경제도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지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제주에서 기술창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지리적 고립에 따른 구조적 제약, 창업 초기 단계에 집중된 지원, 그리고 기술창업의 토양이 되는 지식 기반의 취약함을 지적하고 싶다. 사람들은 최근 지역의 기술창업 여건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섬이라는 특성상 시장 접근성이나 전문 인력 확보, 투자 네트워킹 형성 측면에서 제약이 존재한다. 그리고 창업지원이 초기 단계에 집중돼 있어 사업화 자금이나 고도화 컨설팅, 후속 투자 유치 등 스케일업(Scale-up)을 위한 연계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이 산학협력, 기술이전, 공동연구의 중심축이 돼야 하지만, 기술창업과의 유기적 연결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제주는 단기적 성과(수익, 투자금 회수 등) 중심의 접근을 넘어, 중장기적인 산업 전략과 인재 육성을 통해 지역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창업 정책과 교육체계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제주의 자원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기술창업 분야를 발굴해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도내 대학과 연구기관도 단순한 창업 교육을 넘어 실증 기반의 연구, 공동 기술개발, 시제품 테스트 등으로 이어지는 'R&D-창업 연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기술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창의적 사고와 시장 감각을 지닌 인재가 기술을 보유한 이들과 협업할 때, 기대 이상의 혁신이 탄생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이나 에어비앤비처럼 아이디어와 기술이 만나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사례는 이미 익숙하다.

창업에 대한 도전은 곧 미래에 대한 도전이다. 도전은 쉽지 않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제주가 '기술과 사람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누구나 기술창업을 꿈꿀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강연실 제주연구원 자치문화연구부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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