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음식점 경영하는 이주여성

[어떵살암수과]음식점 경영하는 이주여성
"다문화 이해의 장으로 변신"
  • 입력 : 2011. 07.30(토)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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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음식점 '어우렁 다우렁' 주인공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으로부터 제니퍼(28·필리핀), 티엔(30·베트남), 검로안(25·베트남), 로즈마리(39·필리핀), 이용옥(56·중국), 김세철 소장. /사진=김명선기자

개점 6개월째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성공사례 소문나면서 타지방서 벤치마킹도

"제주에 시집온 이주여성들에게는 친정집, 도민과 관광객에게는 다문화 이해의 장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제주로 이주한 여성 5명과 함께 다문화 음식점 '어우렁 다우렁'을 경영하고 있는 김세철(40) 서귀포이주민센터 소장의 말이다. '어우렁 다우렁'은 지난 2월 23일 도민들의 관심 속에 옛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개점을 했다. 문을 연지 6개월째 접어들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달 '제주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음식점 설립 취지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런 유명세 속에 성공사례로 소문나면서 타지방의 행정기관 등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 요리(월남 쌈, 쌀국수 등)를 하고 있는 검로안(25·여)씨는 "원래부터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했는데 도민과 관광객에게 맛있는 베트남 음식 맛을 보여줄 수 있어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며 "식당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중 막내이다 보니 사소한 것 일까지 챙겨주는 언니들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한국 적응도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맏언니로서 중국음식(탕수육, 만두국 등)을 만들고 있는 이영옥(56)씨는 "중국의 흑룡강에서 식당을 직접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주방장 일을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조선족 음식을 중국인을 상대로 판매했는데 이제는 중국요리를 도민과 관광객에게 제공하면서 음식맛이 국제적 수준(?)"이라고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현재 '어우렁 다우렁'을 운영하고 있는 5명의 여성들은 사명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으로 시집을 오는 이주여성들은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적응이 힘든 상황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차별을 받아야 한다. 이주여성들은 피해가 자식에게도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생활하는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음식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제2, 제3의 '어우렁 다우렁'이 생겨나게 되면 이주여성의 권익신장은 물론 다문화를 체험·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식점이 문을 열 당시에는 많은 서귀포시민들이 찾아줘 수익을 내는데 큰 도움을 주었지만 외국음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위기감을 느낀 김 소장과 이주여성 5명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새로운 메뉴 개발과 홍보활동을 강화하면서 최근에서는 다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김 소장은 "문을 열기 전에 두 달간 500명의 음식 평가단을 모집해 맛을 결정했다"며 "음식은 서귀포시민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만큼 많이 찾아 주었으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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