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제주국립공원’]④국내 사례

[새로운 도전 ‘제주국립공원’]④국내 사례
부산 금정산·전남 신안 무안갯벌도 국립공원 속도
  • 입력 : 2017. 06.2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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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국립공원의 설경. 장군봉 옆으로 눈꽃이 보인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공식블로그

백두대간 중심 '태백산'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재탄생
1999년 첫 도전 지역주민 반발에 자진 철회 우여곡절
처음 구상 당시보다 전체 면적·사유지 비율 대폭 줄여
부산 금정산 타당성 조사용역… 신안·무안갯벌도 추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태백산이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태백산은 1989년 도립공원 지정 27년만에 구역을 넓혀 지난해 4월 우리나라의 제22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태백산국립공원은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 정선군,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다. 국립공원 면적 전체 70.052㎢ 가운데 국유지 89.1%, 공유지 7%, 사유지 3.9%를 차지한다.

태백산국립공원 지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환경부와 지자체가 세번에 걸친 지정 노력 끝에 1년여간 협력해 어렵게 이뤄낸 결과다. 강원도와 태백시는 1999년과 2011년 두차례에 걸쳐 태백산 도립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승격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주민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국립공원은 규제지역이라는 일부의 우려로 두차례 모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주민과 사찰, 산림청, 국방부간에도 이견이 컸다.

태백시는 지역의 주를 이뤘떤 석탄산업의 하향세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관광객 유치라고 판단, 국립공원 지정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는 2015년 4월 국립공원 승격 지정을 재건의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재건의 이후부터 지정계획(안) 마련에 착수하면서 지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지자체와 주민 의견 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차례로 열렸다. 환경부는 이 과정에서 그간 산림관리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였던 산림청과 공원구역 획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사유지 제척 등 주민의견을 공원계획 등에 최대한 반영했다.

지난해 4월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의 천제단. 사진=환경부 홈페이지

태백산국립공원은 사유지 문제, 주민 반대 등으로 인해 백두대간 핵심구역으로 보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국립공원 구상 당시 면적보다 대폭 줄인(126.6㎢→70.05㎢) 상태로 지정됐다. 사유지 비율을 3.9%까지 낮춰서 공원구역을 정했다. 국유지가 89.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환경부는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은 국립공원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전환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경주국립공원도 비슷한 문제로 인해 지구(spot)별로 지정된 사례가 있다.

제주도는 한라산에서 해안까지 생태축 연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국립공원도 이런 사안들을 감안해 구역 설정시 생태축 연결 외에도 지구별 지정 등 대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태백산국립공원 관리예산은 도립공원 당시 연간 10억원 수준에서 현재 11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탐방로 정비와 명품마을 지원 사업 등을 시행중이다. 명품마을로 지정된 병오촌쪽 마을에 탐방로 정비를 시행중이며 올해 15억원 투자 예정에 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사과 등 물품을 그린마켓에 납품하고 있으며 공원마을지구에는 안마기, 농기계 등의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공원 밖 마을들도 사업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민속촌, 펜션 등의 사업을 원하고 있어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명품마을의 성공사례와 차별 지원 등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했던 일부 마을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태백산 봄의 전경. 사진=환경부 홈페이지

부산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부산시의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금정산의 자연생태계 보전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등을 위해 3월부터 '금정산 국립공원지정 타당성 조사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이번 용역은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서 가치와 자원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으로 내년 9월까지 국립공원 지정기준인 자연생태계·자연경관·문화경관·지형보존·위치 및 이용편의 등 5개 항목에 대한 부분별 세부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 용역을 거쳐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환경부에 국립공원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현재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신안갯벌(144㎢)과 무안갯벌(37.123㎢)의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 중이다. 일부 지역주민의 반대와 관계부처 사이의 입장 조율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국립공원 지정을 요청하는 것은 국립공원 지정으로 생태관광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시영 선임기자·김지은기자

국립공원 50년 '미래비전' 선포한다
환경부 22~24일 광화문광장서 기념행사

올해는 우리나라에 국립공원 제도가 도입된 지 만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국립공원 정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제주가 국립공원을 광역화하는 가칭 '제주국립공원'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제도는 산업화가 본격화한 시점에 도입됐다.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모델로 삼으면서도 국립공원 지정을 통해 도로의 신설이나 집단시설지구에 휴양·위락·숙박시설을 대규모로 개발해 이용자를 수용하고 그에 따른 수익금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지금까지도 이같은 인식이 남아 있다.

1967년 정부는 지리산 원시림의 도벌과 남벌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공원법의 제정과 함께 국립공원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같은 해 12월 지리산이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50년의 세월을 거치며 국립공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마지막 보루이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1968년 한려해상, 경주, 계룡산 등 1960년대에 4곳이 잇따라 국립공원의 지위를 얻었다. 이어 1970년대 설악산, 한라산, 속리산 등 9곳, 80년대에는 7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90년대, 2000년대 들어 지방자치가 부활하고 국립공원이 지역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립공원 추가 지정 논의는 힘을 얻지 못했다. 1988년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15년만인 2013년 3월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어 올해 태백산이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전체 22개 국립공원 중 무등산, 태백산을 제외한 20곳이 모두 중앙정부가 강력한 행정권한을 갖고 있던 1960~1980년대에 지정된 것이다.

22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국립공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환경부는 이 행사에서 지난 50년간 국립공원이 이룩한 성과와 더불어 '국립공원 미래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비전에 담길 많은 내용들이 앞으로 국립공원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에는 국회에서 전문가·시민사회·지역주민 등이 정부와 함께 국립공원의 과제를 논의한 결과를 국민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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