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기후위기가 반전되는 새해가 되길 희망한다

[김정도의 현장시선] 기후위기가 반전되는 새해가 되길 희망한다
  • 입력 : 2024. 01.26(금)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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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에 영국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지구의 대멸종에 관해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였다.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지구는 생명을 품어왔고 그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한 대멸종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최악으로 거론되는 대멸종이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이다. 페름기 대멸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대멸종은 지구상의 96% 이상의 생명체가 사라졌다. 지구라는 행성이 존재해온 시간 동안 가장 끔찍한 최악의 대멸종이었다.

페름기는 고생대의 마지막 시기로 중생대로 변하는 길목에 있었다. 바다와 육상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분포했다. 이렇게 생명력이 넘치는 시기에 생물들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가는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2억5100만 년 전에 일어났다. 멸종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학설은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화산 대분출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라고 본다.

이 학설에 의하면 엄청난 규모의 화산이 분출하면서 지층 내의 석탄을 태우고 막대한 이산화탄소와 각종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지구 평균온도는 급격히 치솟았고,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바다를 산성화하고 죽음의 지대로 만들었다. 지구는 표면적으로 생명이 살아가기 어려운 곳으로 변했다. 그렇게 서서히 지구상 생물 대부분은 죽음을 향해 달려갔다. 높아진 온도를 식히지 않는 이상 지구는 다시 생명의 땅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이렇게 지구가 생명이 살 수 있게 온도가 내려가고, 다시금 생명이 번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최소 1000만 년이라고 한다.

현재 인류문명은 과거의 페름기 대멸종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과학계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시기 대비 6도가 오르게 되면 지구상의 생물 95%가 멸종한다고 경고했다. 인류가 지금처럼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세기 말에 지구 온도는 약 5도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더욱이 지구 평균온도를 1.5도 이하로 막지 않으면 인류가 아무리 노력해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일반적 견해다. 이를 위해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로 감축해야 한다. 앞으로 6년 동안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우리는 대멸종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이 얼마나 위기의 상황인지, 그리고 무엇을 실천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정부도 국회도 기업도 심지어 개개인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바뀌지 않는 것은 사회경제 시스템을 전환하려는 논의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대멸종을 막으려면 그만한 거대한 전환이 불가피하다. 적어도 올해는 논의가 촉진되고 지금의 위기를 반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절망이 아닌 희망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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