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포제. 제주학아카이브
[한라일보]○…주말엔 서귀포로 떠나 보자. 제주 섬 남쪽의 풍광을 품은 축제, 전시, 공연 등 일상을 벗어나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행사를 안내한다.…○
이제 곧 2024년 갑진년 정월 초하룻날의 해가 뜬다. 음력으로 새해를 맞으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귀포시 마을 곳곳에서도 설 연휴 전후(입제일 기준)로 포제가 잇따른다. 서귀포시 집계에 따르면 포제를 개최하는 마을은 10개 읍면동 40여 곳에 이른다.<기사 맨 위 첨부 파일 참고>
대정읍에서는 영락·가파리, 남원읍에서는 남원2·신례2·하례2·신흥2리에서 각각 포제를 벌인다. 성산읍에서는 성산·오조·시흥·고성·신양·수산1·수산2·온평·난산·신산·삼달·신풍·신천리 등 13개 마을에서 각각 포제를 지낸다. 안덕면의 화순·사계·덕수리, 표선면의 표선·하천·성읍1·성읍2·가시·세화1·세화2·세화3·토산1·토산2리 포제도 각각 예정됐다.
동지역에서도 포제가 개최된다. 송산동(보목마을), 효돈동(신효), 영천동(동·서상효 합동), 대륜동(법환·호근·서호마을), 중문동(중문·하원·회수마을)이 그곳이다.
현용준의 '제주도 사람들의 삶'(민속원, 2009)에 따르면 마을제는 마을 공동체에서 가장 큰 행사로 포제와 당굿을 들 수 있다. 포제는 본래 중국의 민속제의로 황충(蝗蟲)의 피해를 막기 위한 풍농제의였다고 한다. 한국에 들어온 이후 제주도 각 마을에 포제가 보급된 시기는 조선시대 말기인 19세기로 봤다.
포제는 유교식 제법으로 행해진다. 이 때문에 남성들이 관여·집행한다. 반면 또 다른 마을제인 당굿의 참석자들은 여성들이다.
현용준은 이런 내용을 들며 "남유(男儒) 여무(女巫)의 이중구조의 마을제가 병존하는 셈"이라고 언급한 뒤 "그러나 남성들은 마을제를 하면서도 여성의 당굿을 잊지 못하고 아헌관으로 하여금 당에 참사를 하는 점, 당굿과 유교식 포제를 병행하고 있는 점, 포제를 상위시하여 먼저 하는 점 등을 보면 남성들도 무속의 당굿을 전연 무시하지 못하고, 과거 공동의 신앙이었던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마을제는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납읍리마을제와 송당리마을제가 그것이다. 납읍리마을제는 유교식 포제, 송당리마을제는 당굿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설 명절에 맞춰 각 마을에서는 설날(10일)이나 이튿날(11일)에 신년 하례회를 연다. 서귀포시지역에서 신년 하례회가 예정된 곳은 대정읍 12개 마을, 남원읍 9개 마을, 성산읍 1개 마을, 안덕면 9개 마을, 표선면 2개 마을, 효돈동 2개 마을, 영천동 4개 마을, 동홍동 3개 마을, 서홍동 1개 마을, 대륜동 4개 마을, 대천동 4개 마을, 중문동 4개 마을, 예래동 5개 마을로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