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육아까지 경쟁해야 하나" 청년들의 이유 있는 외침

"돌봄·육아까지 경쟁해야 하나" 청년들의 이유 있는 외침
제주여성가족연구원, 22일 '제주여성가족정책포럼'
청년들, 자기돌봄 기회 제공·고립 관리 필요성 강조
  • 입력 : 2024. 05.22(수) 16:46  수정 : 2024. 05. 23(목) 17:3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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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주시 삼도동 예술공간 이아에서 '제주청년, 결혼과 돌봄 그 이야기를 하다'를 주제로 제주여성가족정책포럼이 열리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자녀 돌봄 안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하고, 부모 개인이 부담을 짊어지는 구조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저출생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도내 청년들이 사회에서 자리 잡는 것을 돕기 위해선 '자기돌봄'을 위한 기회 제공 등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22일 개최한 '제2차 제주여성가족정책포럼'에서다.

이날 제주시 삼도동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린 포럼에선 제주지역 청년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이야기에 나선 청년들은 저마다의 경험으로 '결혼과 돌봄'의 현실을 꼬집었다.

'결혼과 자녀돌봄'을 주제로 이야기한 김영지 경력잇는여자들협동조합 이사장은 "돌봄과 육아마저도 경쟁해야 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가 근본적인 저출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아이를 낳기도 전에 어떤 조리원을 가느냐에서 어떤 옷을 입히고 어디를 데려가며, 어떤 교육을 제공하느냐는 SNS가 대중화된 지금, 너무 쉽게 노출되고 비교 대상이 된다"며 "'아이마저 낙오되는 삶을 살게 하기 싫다'는, 경쟁에 지친 젊은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아 부담이 개인에게 전가됐고, 부모 개인의 경제적 역량이 그만큼 중요해지는 우리나라에 미래는 없다"면서 젊은 세대가 '각자도생' 하지 않도록 아이 돌봄을 지원하는 공동체 형성 등에 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육아로 인해 경력을 포기하고 가사·돌봄을 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임을 강요받았던 경험을 꺼내면서 '성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남성의 육아 참여를 늘리기 위한 교육 활성화, 육아휴직 시 인센티브 적용 등을 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언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22일 개최한 제주여성가족정책포럼. 이상국기자

'자기돌봄과 일'에 대한 경험을 말한 강현주 제주청년센터 사업운영팀 매니저는 "청년기는 학업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 자리를 잡는 시기로, 전 생애에서 가장 변화가 크다"며 "이런 변화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매니저는 "이런 청년기에 삶의 황금비율을 찾는 과정인 '자기돌봄'을 개인의 의지 차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자기돌봄이 삶과 멀지 않은 일임을 경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 제공과 같이 사회적으로 자기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보배 제주도 청년정책담당관 청년활동지원팀장은 도내 청년 인구(16만3684명)의 4.3%(6983명)가 '고립 또는 은둔 청년'이라는 조사 결과(2023년 '제주도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기본계획 수립방안 연구')를 거론하며 "예비 청년인 '청소년기'의 고립 경험부터 발굴,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실업과 이직 경험, 가까운 사람의 사고, 이별로 인한 우울 경험까지 조기 지원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사회적 고립 결핍 유형에 맞는 체감형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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