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마라해양도립공원과 평화대공원을 잇는 밑그림이 나왔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체불명의 실체가 드러났다. 일제강점기와 제주4·3의 아픔이 서린 '평화대공원' 예정지에 사격장과 야구장, 파크골프장을 갖춘 '스포츠타운' 건립이 포함되면서 예견됐다. 부지가 있으니 시설만 갖추면 된다는 단순논리가 작용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1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개최한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송악산 외곽 쪽까지 마라해양도립공원을 확대할 것이 제언됐다. 핵심은 평화대공원 예정지 내에 포함되는 '스포츠타운' 조성계획이었다. 용역진은 격납고와 예비검속자 학살터 등 알뜨르비행장 내 유적지를 포함하는 평화대공원 예정지에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36홀 이상의 파크골프장과 야구장(4면), 실내사격장을 계획했다. 제주도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지역발전과 복지향상 등을 위해 스포츠타운 같은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역사 등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 제주도가 '구상안'이라며 내년에 별도 용역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쳇말로 "이건 아니올시다"였다.
평화대공원 조성 취지에 맞게끔 추진해야 한다. 관광과 스포츠산업 활성화까지 기대하는 건 억지다. 스포츠 시설 확충과 지역발전 및 복지 등을 위해선 다른 부지를 물색하는 등 대안을 찾으면 된다. 아무리 의욕이 있더라도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은 별개로 가야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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