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2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이 제수용품을 장만하거나 장을 보러 나온 도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명절 대목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2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제수용품을 장만하거나 장을 보러 나온 도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명절 대목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오른 물가 탓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장바구니는 한층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이날 시장 곳곳에서는 가족과 함께 주전부리를 즐기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고,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이들은 과일·채소코너와 생선판매대에서 가격을 꼼꼼히 살피며 신중하게 장을 보는 모습이 역력했다.
물건 가격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일부 시민들에게서 "비싸네"라는 한숨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구입량을 줄이거나 상인과 가격을 흥정하며 지출을 최소화하려 애쓰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설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물가가 너무 올라 조금씩밖에 못샀다"며 "올해는 배도 한 개만 샀다. 식구는 없어도 항상 세 개씩 상에 올렸는데, 너무 비싸서 한 개만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에 올릴거라 1개에 4000원짜리 대신 1000원을 더 주고 조금 큰 배를 골랐다면서 "이렇게 비싼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치솟은 물가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차례상에 꼭 올려야하기에 사기는 하지만 시민들은 "올해는 단가가 비싸서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전반적으로 체감 물가가 더 높아진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선뜻 나서지 않고 구매를 주저하는 손님들로 인해 상인들의 아쉬움도 커졌다.
과일과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예전 이맘때쯤이면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사갔는데, 올해는 대목 같지 않다"고 했다.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실제로 구매하는 손님이 많지 않고, 그냥 둘러보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채소가게 상인 B씨는 최근엔 장이 열려도 손님이 줄었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그나마 오늘은 대목이어서 (고객이)이 정도지만 아직 첫 손님도 받지 못했다"면서 "배추도 많이 준비해 놨는데 손님이 없어 큰일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손님들이 가격을 듣고 고민을 많이 한다"며 "옥돔의 경우 작년과 가격이나 마리 수가 같은데도 비싸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5만 원 쓸 때와 올해 5만 원을 쓰는 걸 다르게 느끼시는 것 같다"며 높아진 체감 물가 부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전했다.
또 다른 생선가게 상인은 손님들이 옥돔의 경우 제주산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중국산을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 대한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손님들에게 환급 방법을 설명해드리고 있지만, 특히 어르신 고객의 경우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설 명절을 앞두고 23일부터 27일까지 도내 전통시장에서 설맞이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한다. 국내산 수산물과 농축산물을 지정된 전통시장에서 구입할 경우 1인당 최대 2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금액의 최대 30%까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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