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주~칭다오 항로 한국 입장 뭐냐" 압박

중국 "제주~칭다오 항로 한국 입장 뭐냐" 압박
中 교통운수부, 공식 서한 통해 조속한 개설 허가 촉구
해양수산부 "외교문서 공개 불가…영향평가 우선돼야"
지난달 中우한-강서-부산 컨테이너 항로 개설은 동의
  • 입력 : 2025. 02.04(화) 00:00  수정 : 2025. 02. 04(화) 17:24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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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서한을 보내 제주~칭다오 컨테이너 항로에 대한 조속한 허가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간 컨테이너 항로 개방 합의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미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을 허가했음에도, 우리나라 동의 절차가 4개월 째 지연되자 중국 정부 차원에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달 해양수산부에 제주~칭다오 신규 항로 개설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식 입장을 묻는 서한을 보냈다. 교통운수부는 교통·물류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소속 기관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국토교통부에 해당한다. 교통운수부는 양국 간 해운 정책을 논의하는 한중 해운회담도 주관한다.

해수부는 외교 문서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서한 내용과 발송 시점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속한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허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수부는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에 어떤 입장을 회신했는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해수부 관계자는 "양국 간 합의에 따라 기존 항로에 대한 영향평가가 끝나야 신규 항로 개설이 가능하다"며 "영향평가 완료 시점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영향평가는 양국 간 신규 항로 개설로 인한 자국 선사의 물동량 감소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통상 컨테이너선은 항만에서 화물을 내린 뒤 자국에 보낼 화물도 싣고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나라 화물선이 신규 취항하면 그동안 우리 쪽 선사들이 담당하던 기존 해외 물동량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 전경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에 신중한 정부와 달리 제주도와 중국은 적극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국유기업인 산둥원양해운그룹주식유한공사(산둥그룹)가 신청한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을 허가하는 등 취항 준비를 마쳤다. 자국 내 허가를 받은 산둥그룹은 지난해 11월8일 우리나라에도 항로 개설을 신청했으며, 제주도와는 3년 간 총 156차례 컨테이너선을 운항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도는 제주~칭다오 항로가 개설되면 부산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어 물류비 42%를 절감하고 운송 시간도 2일 가량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칭다오에서 제주로 수출되는 주요 품목은 건설자재를 포함해 제주삼다수와 용암해수 페트병 원료인 레진이다. 제주에서는 용암수가 칭다오로 주로 수출된다.

도는 지난해 12월쯤 해수부가 항로 개설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컨테이너를 옮길 크레인까지 빌려 제주항에 배치했다. 그러나 연내 개설이 무산되자 오영훈 지사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지자체가 선사를 유치하고 노력했는데 (정부가) 뒷받침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해수부가 항로 개설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2019년 한중 해운회담에서 양국이 컨테이너 항로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하기로 합의했고, 제주~칭다오 항로는 우리나라 선사들과 경쟁하는 노선이 아니어서 기존 물동량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또 지난해 9월 중국 모 선사가 신청한 '후베이성 우한~장시성 강구~부산' 항로 개설을 지난달 해수부가 동의한 점을 미뤄보면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도 더이상 미룰 수 없을 것으로 제주도는 판단하고 있다.

한편 산둥그룹은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순 제주를 찾아 오영훈 지사를 만날 예정이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달 15일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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