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 공급 좌석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까지 이어지면서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도가 항공사와 국내선 증편을 협의하고, 관광 활성화 대책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선 공급석·운항 편수·이용객 나란히 감소
제주특별자치도가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제주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 편수는 2022년 17만1754편에서 2023년 16만1632편, 2024년 15만6533편으로 2년 새 약 8.8% 줄었다.
지난해 3000만석 아래로 떨어진 공급석은 2022년 3315만3946석에서 2023년 3065만3954석, 2024년 2981만6923석으로 줄어들며 같은 기간 10%가량 감소했다.
이와 함께 국내선 여객 수도 2022년 2948만5873명에서 2023년 2775만9212명, 2024년 2692만409명으로 줄었다. 감소 흐름은 올해도 이어져 지난달 국내선 수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운항 편수 7.6%, 공급석 8.6%, 이용객 11.4% 각각 감소했다.
유가 상승, 운영 비용 증가, 여행 수요 변화 등이 항공편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제주 여행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종별로 보면(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 자료) 제주공항을 오가는 대형기인 B777은 2023년 134편에서 2024년 17편으로 약 87% 감소했다. 반면 소형 기종인 B737은 2023년 9만6750편에서 지난해 9만8930편으로 늘었다.
|위축된 관광시장... 회복 언제쯤
항공 좌석 감소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항공편이 줄어들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숙박업, 음식점, 렌터카, 관광지 운영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매출 하락으로 연결된다.
최근 제주 방문 관광객은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내국인 감소가 뚜렷한 가운데 외국인 방문객 증가가 전체 감소 폭을 일부 완화하는 모습이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 둔화 등으로 최근 제주 경제 전반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제주에서 폐업한 숙박업소는 541곳(객실수 3134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업계 상황을 전했다. 한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정세의 혼란 속에서 제주도정은 내국인 시장회복과 해외시장 확장세 지속을 위한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다양한 대응전략을 통해 관광시장 수요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가 항공 좌석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부와 항공사를 대상으로 국내선 증편도 건의하고 있지만 공급 확대 실현 여부와 규모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도정의 대책이 체감될 정도로 당장 보여지는 것도 없고, 몇 달만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어렵다"면서 형식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대책들이 보다 구체화되고 세부적으로 마련된다면 점차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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