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비율 상향 논의에 제주 상급종합병원 난기류

중증환자 비율 상향 논의에 제주 상급종합병원 난기류
진료 비중 34% 이상 충족해야 응모 가능 구조
현재 턱걸이 수준 대폭 상향시 도전조차 불가능
  • 입력 : 2025. 04.08(화) 17:47  수정 : 2025. 04. 09(수) 16:3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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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이하 상종병원) 지정 과정에서 평가하는 중증환자 진료 비율에 대해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의료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제5기(2024~2026년) 상종병원을 지정할 당시에도 도내 6곳 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제주대학교병원만 중증 환자비율을 겨우 충족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 기준이 앞으로 대폭 강화될 경우 권역 분리와 상관 없이 도내에선 상종병원 공모에 응모조차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한동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은 "정부가 상종병원 구조전환을 추진하면서 지정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증환자 비율 등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평가 항목들인데 도내 병원들이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상종병원은 이식 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3차 의료기관을 말한다. 제주지역에는 의원급인 1차와 병원·종합병원급인 2차 의료기관만 있고 상종병원이 없어 매해 10만명이 넘는 환자가 상종병원이 소재한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난다.

지난 2023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르면 상종병원이 되기 위해선 중증환자 진료 비중이 34%를 넘어야 하고 내과, 외과 등 총 20개 진료 과목을 갖춰야 한다. 또 경증환자 비중은 12%를 넘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상종병원들이 중증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게 6기(2027~2029년) 지정 평가 때에는 이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응모에 참여할 수 있는 중증환자 비중 하한선을 50%까지 올린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23년 제주대병원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상종병원에 도전할 당시 중증환자 비중은 36%였다. 나머지 5개 종합병원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공모 대상이 아니었다.

제주대병원은 5기 상종병원 공모에서 탈락했다. 제주도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광명시 등 7개 지역에 소재한 대형병원과 경쟁하는 서울 진료권역에 포함되다보니 상대 평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상대평가 항목에서 가장 많은 배점을 차지하는 항목은 중증 응급질환 비율로, 서울대형병원들은 60~80% 수준이다. 때문에 제주도는 도내 종합병원을 대상으로만 상종병원 지정 평가를 진행하는 '권역 분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제 조건인 중증환자 비율이 50%수준까지 상향되면 권역 분리도 소용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상종병원 지정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상향 폭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체계 개선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이 용역 결과에 제주 권역 분리 계획이 포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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