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19년 만의 재산신고, 초심과 청렴을 돌아보다

[열린마당] 19년 만의 재산신고, 초심과 청렴을 돌아보다
  • 입력 : 2025. 04.14(월) 01: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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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공직생활 19년 차에 세무과로 발령받아 재산등록 대상자가 됐다. 생애 처음 재산신고를 하며 그동안 뉴스에서 타인의 재산공개를 보며 '얼마나 모았을까?' 하는 가벼운 호기심으로 넘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때로는 "공무원 치고 재산이 너무 많다"는 댓글들을 보며 우리 사회가 공무원을 얼마나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체감했다.

막상 내가 신고자가 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단 한 줄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는 부담감도 들었다. 그 순간 '청렴'이라는 단어가 문득 마음에 들어왔다. 단순히 법에 따른 행정절차가 아닌 시민 앞에 나를 드러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은 숨김없이 투명하라는 공(公)과, 시민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무(務)의 다짐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마음은 희미해지고 쉽고 기준은 느슨해지며 관행이 자리 잡기도 한다. 이번 재산신고는 나에게 초심을 다시 붙잡게 해 줬다.

청렴은 거창한 윤리강령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얼마나 떳떳한지를 묻는 질문이다. 민원인을 응대할 때나 작은 서류 하나를 처리할 때도 마음속 저울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실천은 언제나 생각보다 어렵고, 그래서 더 의식하며 다짐해야 한다. 공직사회가 신뢰받기 위해서는 제도보다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나 자신이다.

신고서를 제출한 날, 증명사진을 다시 찍었다. 그리고 다시 다짐했다. 19년 전 임용장을 받던 그날처럼 투명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생활하기를. <현광남 서귀포시 세무과 세입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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