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건강&생활] 당신에겐 주치의가 있나요?

[신재경의 건강&생활] 당신에겐 주치의가 있나요?
  • 입력 : 2026. 01.07(수) 01:00  수정 : 2026. 01. 07(수) 09:09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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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25년을 보내고 새로운 2026년이 시작됐다. 해가 바뀔 때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바쁘다는 이유로 놓친 것은 없었는지, 혹시 무심함 속에 지나쳐버린 장면은 없었는지 말이다. 지난해 여러 사건 가운데서도 유독 '속초 난전 사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강원도 바닷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오징어회를 싸게 판다며 호객하던 식당들이, 막상 손님이 들어오자 빨리 먹고 나가라며 푸대접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돼 큰 논란이 됐다.

그 영상을 보며 문득 제주도의 관광객 식당들도 혹시 이러진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은 자연스럽게 나 자신과 우리 병원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정말로 검진과 치료를 받아도 괜찮다고, 가족이나 지인에게도 당당히 권할 수 있을까. 환자를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대하고 있는지, 불편함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려 했다.

겨울철은 유독 병원이 바빠지는 시기다. 1년 치 건강검진을 마무리하려는 분들에 더해 감기와 독감 환자까지 몰리다 보니 하루가 숨 가쁘게 지나간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진료실 문이 쉴 새 없이 열리다 보면 자칫 효율만을 앞세우게 되는 순간도 생긴다. 그러나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에서 단 한 분도 허투루 대할 수는 없다. 간단한 문진 하나, 내시경 검사 중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은 병변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크게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사는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이상 소견이 있다면 약물 조절이나 시술, 재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단순히 검사를 '해주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 흐름을 함께 책임지는 '주치의'가 되고 싶다. 처음 방문한 분이든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분이든, 검사 이후의 시간까지 이어지는 의료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많은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어디서 왔냐고 물으며 제주도에 계속 계실 거냐고 묻곤 한다. "원장님은 육지로 가지 않을 거죠?"라는 물음에는 단순한 안부를 넘어, 믿고 몸을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찾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럴 때마다 의료는 일회성이 아니라 관계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오늘의 진료 태도 하나가 내일의 신뢰로 이어진다.

이제 새로운 2026년이다. 본격적인 검진 철은 아직 멀었지만, 다가오는 한 해 동안 이분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의학은 대기업의 공산품이 아니며, 그저 찍어내는 자동차도 아니다. 한 명 한 명 그저 검사만 하고 지나가면 그것은 기계일 뿐이다. 환자의 결과를 보고 같이 기뻐하거나 때로는 공감하며 슬퍼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주는 그런 주치의가 되고자 한다.

물론 나 말고도 많은 의사가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시민이 각자의 분야에서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지탱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재경 365플러스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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