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수중음파탐지기로 촬영한 금성호. 네모로 표시한 것이 금성호로, 선체에서 길게 뻗어나간 것은 그물로 추정된다. 해군 제공
[한라일보] 수심 90m 지점에 가라 앉은 135금성호 선체에 진입할 수 있는 민간 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는 해군의 원격조정수중로봇(ROV) 수색이 끝나야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135금성호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 수색은 해군 광양함과 청해진함에 각각 탑재된 ROV가 도맡고 있다.
ROV는 수중무인탐사기는 사람이 잠수하기 힘든 깊은 바닷 속을 샅샅이 살피는 무인 장비다. 최대 3000m까지 바닷 속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로봇 팔이 달려 바닷 속에 떠다니는 유실물도 회수할 수 있다.
침몰 이틀째인 지난 9일부터 사고 해역에 투입되기 시작한 ROV는 이틀 연속 135금성호 실종자 2명을 찾아 인양했다. 해군은 11일에도 네 차례회 걸쳐 ROV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ROV는 높이 1.9m, 폭 1.7m로 크기가 커 비좁은 어선 내부로는 진입할 수 없다.
135금성호는 수심 90m 지점에 가라 앉은 상태로, 생존 선원들은 어로장과 조리장 등이 사고 당시 조타실과 조리실 등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구조당국은 선원 일부가 어선 내부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만큼 수심 1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심해잠수사를 투입해 선내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사고 해역엔 민간 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 9명과 장비를 실은 바지선이 대기중이다.
문제는 심해잠수사와 ROV를 동시에 투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심해잠수사를 투입하려면 잠수사가 바닷 속으로 내려가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한 장비와 고압 산소 치료 장비를 갖춘 바지선을 닻으로 고정해야 하는데, 닻줄을 고정하면 ROV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
제주해경은 이런 이유로 ROV 수색이 끝나야 심해잠수사를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OV 수색이 언제 끝날지는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바다 속이 칠흑같이 컴컴한 탓에 ROV가 물체를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시정 거리는 현재 50㎝에 불과하다.
정무원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은 "심해잠수사가 바다 속에서 실제 수색할 수 있는 시간도 20~30분에 불과하다"며 "ROV로 선체 침몰 상태와 해저 상황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심해잠수사가 투입돼야 수색의 효용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선적 129t급 선망어선 135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중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지만 이 중 심정지 상태였던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또 실종 상태였던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 중 한국인 선원 2명이 지난 9일과 10일 사이 선체 주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