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원도심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학생 수 감소 추세는 여전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원도심학교는 작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원도심학교는 원도심 지역에 있는 학교(18학급 이하) 중 1990학년도 이후 최대 학급 수 대비 지정 당해연도 학급 수가 50% 이상 감소한 학교를 말한다. 도내 원도심학교는 제주시 5개교(제주북초·제주남초·광양초·한천초·일도초), 서귀포시 3개교(서귀중앙초·서귀서초·서귀포초) 등 모두 8개교다.
도교육청은 2016년부터 원도심학교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학교 특화 프로그램 운영, 학급당 학생 수 조정, 통학구역 신축적 운영, 학교운영경상경비 추가 지원, 원어민 수업 시수 확보, 교무행정지원인력 배치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이같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학생 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원도심학교 8곳의 학생 수 추이를 보면 2015년 2036명에서 올해(지난달 3일 2025학년도 2차 학급편성 기준) 1690명으로 10년새 346명(17.1%)이 줄었다. 학급 수도 2015년 11~16학급에서 올해 6~16학급으로 줄었다. 1990년 전교생이 학교당 많게는 1000~1800명이 넘던 이들 학교의 현재 학생 수는 100~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학교별로 보면 일도초(2015년 12학급 210명→올해 6학급 112명), 제주남초(12학급 203명→7학급 110명), 한천초(14학급 293명→12학급 207명), 광양초(13학급 210명→12학급 184명), 서귀포초(12학급 277명→12학급 181명), 서귀중앙초(16학급 393명→16학급 308명)는 학생 수가 줄었다.
반면 제주북초(14학급 248명→16학급 305명), 서귀서초(12학급 202명→15학급 283명)는 학생 수가 늘었다. 제주북초의 경우 2020년부터 학생 수가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2020년 206명→2021년 214명→2022년 234명→2023년 241명→2024년 261명→올해 305명)을 보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도심학교 활성화 정책, 학교별 특화 교육과정, 도시재생사업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학생수 400명 이상인 학교의 통학구역에 거주하는 학생이 희망하는 경우 원도심학교로 전·입학을 할 수 있는 통학구역 신축적 운영을 통해 지난해 원도심학교로 전·입학한 학생 수는 제주시 45명·서귀포시 39명 등 모두 84명이었는데, 지난해 제주북초와 서귀포초로 전·입학한 학생 수는 각각 25명, 19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교별 특색있는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제주형 자율학교 지정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이들 원도심학교의 신입생이 늘어나서다. 2022년 IB(국제 바칼로레아)학교로 지정된 제주북초는 지난해 35명에서 올해 69명으로 34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역량학교로 지정된 제주남초의 올해 신입생 수는 39명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에는 7명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3배(22명) 늘었다. 문예체학교를 운영하는 서귀포초도 지난해 17명에서 올해 29명으로 12명 늘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가 심화되고 향후 인구 유입이 큰 제주시 아라동, 외도동 등 지역에 학교 신설이 예고되면서 원도심학교의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학생 수 감소폭이 줄어드는 변화들이 나타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제주교육의 오래된 미래인 원도심학교 활성화 방안을 통해 원도심 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넘어 원도심 지역 활성화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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