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대형 재난에 국민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희생자들의 장례는 마무리됐고 사고 진상규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참사 명칭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명명할 때 '무안국제공항'도 함께 써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언론과 정부 부처가 무안공항을 빼고 항공사명이 들어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또는 참사로만 표현해 이번 사고가 제주에서 일어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확한 사고 발생 장소까지 함께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사'라는 표현도 '사고'로의 변경을 제안했다. 참사가 제주에서 발생한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데다 제주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민원이 제기된데 따른 조치다.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명칭을 둘러싼 논란은 줄곧 있어왔다. 하지만 비극적 참사에 지역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혐오와 유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제주도의 입장은 십분 이해하지만 무안지역 주민들의 입장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기관으로서 적절치 않은 조치다. 차라리 '12·29 여객기 참사'로 명명해 줄 것을 요청했어야 했다. 항공사명을 사고 명칭에서 제외하면 책임소재가 가려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회가 사고 진상규명 기구를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로 정한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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