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정의 목요담론] 제주경제의 자생력 회복을 위한 가치소비

[주현정의 목요담론] 제주경제의 자생력 회복을 위한 가치소비
  • 입력 : 2025. 01.16(목) 05: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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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얼마 전 아이의 학교 준비물을 위해 지하상가에 들렀다. 오랜만에 여러 가게를 둘러보니 필요한 것이 왜 이렇게 많은지 준비물 외에도, 아이들 겨울 내복과 티셔츠까지 구매했다. 상가에는 가족이나 연인들과 온 사람들도 많았는데, 아쉬운 점은 빈 점포가 눈에 많이 띄었다는 점이다.

실제 자료에서도 소비가 위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유통 및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2024년 2분기에 전국은 전년 대비 2.9%, 제주는 5.5% 감소했으며, 3분기는 전국이 1.9%, 제주가 1.7% 감소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2024년 12월 기준 전국이 전년 대비 1.9%, 제주는 1.3% 증가했으며, 신선식품물가지수는 전국은 2.9%, 제주는 3.7%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저렴한 상품과 생필품 위주의 소비를 하는 가격 중시의 불황형 소비트렌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불황형 소비트렌드를 충족하는 대표적인 소비 방법은 온라인 쇼핑이다. 온라인 쇼핑은 가격이 저렴하고, 물품을 주문하면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에 대부분 배달돼 빠르며, 집에서 24시간 쇼핑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저렴하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은 택배기사의 업무 과중과 택배 쓰레기 처리 등의 문제점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는 소비 부진 상황에도 온라인 소비는 증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소비 확대는 오프라인 매장의 판매직과 대면서비스업 등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가치소비'라는 말이 있다. 가치소비는 가격이나 품질보다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것으로 친환경 제품, 사회적 기업이나 ESG를 실천하는 기업 제품, 동물 복지를 고려한 축산물이나 비건 제품 등을 선호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무역을 통한 초콜릿 구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역의 로컬푸드 매장을 이용하는 것 등이 그 예다.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위해 제품을 구매한다. 제주는 관광객 등 외부 경기에 많이 의존하는데, 요즘처럼 관광객 감소, 온라인 쇼핑 증가, 물가상승 등으로 소비가 위축된 시대에'제주경제의 자생력 회복'이라는 가치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소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에서 판매하는 것이 지역에서 소비될 때 제주경제의 자생력이 생긴다.

설이 다가온다. 빠듯한 가계 살림이지만 닫힌 지갑을 열고 가족들과 소소하게 나들이 겸 외식이나 쇼핑을 하는 것은 어떨까. 소상공인 역시, 소비자가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할인도 하면 좋을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한 첫 번째 열쇠는 제주경제의 자생력 회복이라는 가치를 위한 소비, 오프라인 소비 확대일 것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협력해 활기찬 제주가 됐으면 한다. <주현정 제주연구원 기반산업연구부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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