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2월 22일, 주제주 중국 총영사관은 제주특별자치도청, 산둥성 정부, 주칭다오 한국 총영사관과 함께 '다 함께 미래로, 빛나는 한중 우호'를 주제로 산둥 태산과 제주 한라산 등반 우호 행사를 개최했다.
필자는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 현학수 제주관광공사 본부장, 박현정 주칭다오 한국 총영사 부인 등 30여 명과 함께 한라산에 올랐다. 동시에 유창수 주칭다오 한국총영사는 리용선 산둥성 외사판공실 부주임, 류펑메이 타이안시 부시장 등과 함께 태산을 등반했다.
두 팀은 이른 아침, 찬바람 속에서 각각 두 산의 기슭에 나란히 서서 안개와 눈바람 속에 희미하게 드러나는 산봉우리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한중 우호의 아름다운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눈보라를 뚫고 용기 있게 정상을 향해 올랐고, 그 뜨거운 열정은 혹독한 추위와 거센 눈보라마저 감동시켰다.
두 신성한 산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장엄한 기세로 광활한 산둥 대지를 지키고, 또 하나는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바다 위의 신비로운 섬을 품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 속에서 두 산은 수많은 인연으로 조용히 얽혀 왔다.
두 산의 우정이 산맥처럼 사계절의 눈보라 속에서도 더욱 굳건해지기를, 한중 우호가 계곡을 흐르는 물처럼 수많은 강물이 모여 동쪽으로 흘러가듯 영원히 이어지기를 함께 소원했다.
정오가 되자, 한라산 사라오름에는 폭설이 내렸고, 태산 단하에는 운해가 펼쳐졌다. 두 지역을 연결하는 영상 신호가 눈보라를 뚫고 이어졌으며, 화면 양쪽에서는 환호성과 기쁨이 넘쳤다.
2000년 전, 진시황의 명을 받은 방사(方士) 서복(徐福)은 동남동녀 3000명을 이끌고 영주에서 동쪽 바다를 건너 불로장생의 약을 찾았다. 서복이 동쪽으로 항해할 때 태산의 오색토(五色土)를 배에 실었으며, 마침내 한라산에서 희귀한 식물을 발견했고, 현지인들은 이를 '시로미'라 부르며 불로장생의 효능이 있다고 전했다. 서기 666년, 탐라국의 성주는 태산에서 열린 당 고종의 봉선 대전에 참석했다. '표해록(漂海錄)'을 남긴 조선 전기의 문신 최부는 제주에서 풍랑을 만나 중국에 표류했으며, 조선인임이 확인된 후 중국 전역에서 친절한 대접을 받았고, 중국의 관민과 화목한 교류를 나눴다.
오늘날까지 태산 제사와 한라산 신제(神祭)의 풍습이 보존돼 있으며, 이러한 의식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표현하고, 복을 기원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담아내는 깊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태산과 한라산은 공식적으로 자매산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산둥성을 방문해 제주 돌하르방의 태산 제막식과 태산-한라산 우호회담 및 협약식에 참석했다.
2200여 년이 지난 오늘, 두 산은 천년의 풍상을 넘어 산둥과 제주, 더 나아가 한중 양국 민중 간의 역사를 초월한 우호 교류를 증언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 보편적 안보, 공동 번영, 개방적 포용,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류 공동체의 비전을 함께 그려 나가고 있다. <진건군 주제주 중국총영사>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