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올곧은 욕망의 빛… 김만일의 시대정신

[책세상] 올곧은 욕망의 빛… 김만일의 시대정신
강준의'말은 욕망하지 않는다'
  • 입력 : 2025. 03.07(금) 03:30  수정 : 2025. 03. 07(금) 07:07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가 왜 '말의 섬'인가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헌마공신 김만일에 대한 기록을 찾는다. 본향이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인 김만일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때마다 자신이 키우던 마필 수천여 마리를 군마로 바쳐 헌마공신의 칭호를 받았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라는 옛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그에 비해 그의 기록은 단편적이었다.

제주 강준(본명 강용준) 작가는 김만일의 삶과 시대정신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16~17세기 독특한 제주 문화 전통 속에서 그의 족적을 좇으며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장편소설을 써내려갔다.

소설 속 김만일은 갖은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한다. 한라산 동남쪽 지역 정의현 지경에 사둔장을 마련하고 공마를 키우는 갑마장, 전마와 마군을 훈련하는 을마장, 조랑말을 키워 매매하는 병마장으로 나눠 말 산업을 육성한다.

그는 또 주변의 모함과 수령들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우수한 말을 생산하고, '말똥 냄새나는 촌놈'이라는 관리들의 조롱에도 "조선의 명마는 내 손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한양의 사대부들은 제주 김만일이 생산한 말만 찾았고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그는 자발적으로 전마를 진상해 헌마공신이 된다.

"일그러진 욕망은 남에게 눈물을 주고 어둠을 낳지만, 올곧은 욕망은 자신의 땀으로 빛을 만든다. 그 욕망이 이제 파도를 넘어 한양으로 간다." 이 소설은 김만일의 삶을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김만일의 인생 역정을 통해 오늘날 정치 행태와 기업가 정신,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한다. 문학나무. 1만7000원. 박소정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