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7주년] 4·3의 세대 전승 어떻게 (중)

[제주4·3 77주년] 4·3의 세대 전승 어떻게 (중)
"4·3교육 아카이브 구축·기관 협업 구조를"
  • 입력 : 2025. 04.01(화) 00:00  수정 : 2025. 04. 02(수) 06:43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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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탐라중 학생들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순이 삼촌' 문학비를 찾아 해설을 듣고 있다. 진선희기자

2015년부터 도교육청 4·3평화인권교육 본격
작년 교육주간 만족 비율 교원 비해 학생 낮아
"가장 좋은 평화인권 사례… 눈높이 교육으로"

[한라일보] 문학을 통해 제주4·3을 세상에 드러냈던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1978)의 한 대목이 중학생의 음성으로 낭독됐다. 봄인데도 여전히 이 땅에 맴도는 찬바람이 '옴팡밭'에 스치는 듯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기념관 인근 '순이 삼촌' 문학비. 토요휴업일인 이날 탐라중학교에서 1~3학년 희망자 30여 명이 참여해 조천읍 일원의 4·3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학생들은 소설의 배경이 된 장소를 둘러보며 미리 읽고 온 '순이 삼촌'을 이해하려는 모습이었다. 이강민 학생(탐라중 1)은 "이전에는 글이나 그림으로 4·3사건을 접하다가 현장에 오니까 더 참혹하다. 순이 삼촌은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인데 왜 죽었는지 궁금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교과서의 4·3기술을 축소·왜곡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지역 사회가 공동 대응해 한목소리를 냈던 건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제주도교육청에서 4·3평화인권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는 2015년이다. 4·3평화·인권교육 활성화 조례에 근거해 4·3평화인권교육주간 운영, 4·3유족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명예교사가 도입됐다. 현재 도교육청에서는 학교교육계획서에 반드시 2시간 필수로 4·3평화인권교육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4·3평화인권교육을 위한 50명의 교사지원단, 25명의 전문가교원도 뒀다.

탐라중 학생들이 참배를 위해 북촌리 4·3희생자 위령비 앞에 모여 있다.

지난해 12월 도교육청에서 도내 초(5학년 이상)·중·고 학생과 교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4·3평화인권교육주간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학생·교원 만족 비율이 다소 차이가 났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학생 74.58%(매우 만족 42.66%), 교원 92.51%(매우 만족 63.57%)였다. 4·3명예교사 수업은 학생 74.64%(매우 만족 45.87%), 교원 70.71%(매우 만족 39.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교육주간에 대해 알고 있다는 학부모는 59.48%(매우 잘 알고 있다 20%)로 조사됐다. 또한 건의 사항으로 학생들은 "명예교사들의 말을 이해하는 게 힘들다"고 했다. 교원들은 "4·3에 대해 학부모들의 이해도가 낮은 편"이라며 학부모 연수·답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교육청 백미경 장학사는 "최근 명예교사들에게 학생들을 위한 소통법을 강의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며 "올해는 4·3평화인권교육참여위원회를 구성해 9월 개최될 세계 평화의 날 기념행사 의견을 제시하는 등 학생 주도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전진수 교사는 "멀리 가지 않더라도 4·3만큼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중요한 사례로 들기 좋은 게 없다. 우리 할머니, 가족들이 겪었던 일이다. 현장감도 있고 우리와 가까운 교육적 소재여서 많이 다루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어요'식의 단편적인 이해보다는 그 와중에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해 의로운 행동을 했던 사람들처럼 거기에서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정한 수준에 오른 4·3교육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자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4·3교육 아카이브 구축, 제주4·3평화재단-제주도교육청-대학원 4·3융합전공을 운영 중인 제주대 등 기관 간 협업을 제언했다. 전 교사는 "4·3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의 제주대학원 4·3융합전공 연계, 4·3평화재단 파견 등 교류·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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