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4·3의 숨결로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종합] "제주4·3의 숨결로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3일 4·3평화공원서 거행
한 권한대행 "4·3정신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가르침 줘"
'평화의 종' 7번 타종 평화 메시지… "과거사 극복 모델"
  • 입력 : 2025. 04.03(목) 16:14  수정 : 2025. 04. 04(금) 16:4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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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유족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한라일보] 탄핵 정국 속에 맞이한 올해 4·3희생자 추념식에서는 제주4·3이 전하는 정신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열자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거행됐다. 희생자 유족과 도민, 정부 관계자 등 2만여 명이 참석한 이날 추념식은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라는 슬로건으로 4·3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했다.

추념식에 맞춰 이날 오전 10시 제주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렸고 추념광장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평화의 종'이 타종됐다. 4·3 기간 7년과 77주년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7차례 타종되며 평화 메시지를 나눴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추념사에서 "제주4·3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추가 진상 조사 마무리,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설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특히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적 통합이 매우 절실한 때이다"라며 "'제주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사말씀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은 민주주의와 함께 전진했다"며 "4·3특별법과 함께 국가 차원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국회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고 했다. 또한 "4·3은 지금 우리에게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어떤 공동체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며 공존과 상생, 치유와 화해의 길을 보여주는 4·3의 의미를 짚었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오영훈 지사가 눈물을 흠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4·3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과거사 극복의 모델이고 그 정신은 변화와 혁신의 최전선에서 제주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4·3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헌법의 가치 위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와 꺼지지 않는 평화의 불빛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유족과 도민의 노력으로 희생자 보상금 지급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며 대한민국이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정의와 양심의 공동체로,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가수 양희은씨가 '상록수'를 열창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이와 함께 추념식에서는 발굴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으로 75년 만에 신원이 밝혀진 고(故) 김희숙 희생자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제주 시인 김수열의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평화의 시' 낭송, 가수 양희은과 벨라어린이합창단의 추모 공연도 이어졌다. 추념식장에는 진실과 화해의 여정을 담은 자료 전시, 행방불명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채혈 부스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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