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구의 문연路에서] "제주 상징 ‘오름’ 더 이상 훼손 없어야"

[정민구의 문연路에서] "제주 상징 ‘오름’ 더 이상 훼손 없어야"
  • 입력 : 2025. 02.11(화) 01: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탐방 늘며 훼손도 가속화
기존 오름 보전정책 한계

"오름 보호, 우리의 책무"

[한라일보] 제주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재, 그리고 5개의 람사르습지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인의 보물섬'이다. 그만큼 전 세계에서 제주가 보유한 환경자산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화산섬이 이루어놓은 곶자왈, 습지, 천연동굴, 오름 등은 제주만이 갖는 독특하고 지역적 특색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제주의 원초적인 자연환경이자 제주도민들의 생활터전이었던 오름은 생태적, 지형·지질적, 경관적 가치가 높다보니 최근 자연탐방형 관광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제주에 분포하는 오름은 368개소로 알려져 있다. 각각의 생태, 역사와 문화, 경관을 즐기기 위해 오름 탐방객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과하면 필연적으로 화가 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오름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노면침식, 암석노출, 뿌리노출 등의 훼손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훼손은 태풍, 집중호우로 인해 오름 훼손이 가속화되는 2차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오름이 산악자전거, 4륜형 전동차 등의 산악 레저활동 무대로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문석이오름, 동검은이오름 등이 산악 레저활동으로 훼손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어떠한 형태로든 제재를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오름이 황폐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특별자치도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는 5년마다 오름 보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제주도에서는 오름 휴식년제, 1단체1오름 가꾸기, 훼손오름 정비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의 오름 보전·관리 정책이 이미 훼손이 진행된 이후에 시행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름 중 약 55%가 사유지 오름인걸 감안한다면 훼손된 오름에 대해 휴식년제 확대 비율을 어떻게 높여나갈 수 있을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오름을 지속가능토록 보전·관리를 위해 제도정비와 관리지침 마련을 위한 용역을 추진한 바 있다. 용역을 통해 오름 훼손 현황을 파악해 오름 훼손 관리지표를 개발하고 휴식년제 관리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사유지 오름 보전·관리에 얼마만큼 실효성 있게 적용될 수 있는지는 풀어야할 숙제다.

오히려 사유지 오름에 대해서는 현 제주도정에서 비중있게 추진하고 있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여긴다. 실제 제주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제주 환경자산인 곶자왈, 오름, 습지 등에 확대·적용할 계획인 만큼 정책 연계성을 갖고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여긴다.

368개의 오름은 제주다움을 상징한다. 제주다움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생태적 가치를 가진 제주의 오름을 지속가능토록 하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우리들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정민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1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