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만 실천 어려운 '스스로 학습'목표·계획 설정, 실천, 평가 단계 중요시간 관리 기본… 긍정적 메시지 도움
[한라일보] 곧 3월 새학기다. 새 학교, 새 학년을 맞는 아이들이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것도 이맘때다. 그 목표가 학습에 있다면, 공부에 대한 열의도 커지는 시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스스로' 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열쇠 말이 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간단한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제주시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서 활동 중인 김봉주 자기주도학습지도사가 답했다.
l'자기주도학습'이란?
아이들에게 "자기주도학습이 뭐야"라고 물으면 "스스로 학습하는 거요"라고 답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묻는데, 거기에서 막힌다. 자기주도학습이 무언지는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거다. 자기주도학습의 목표는 자신의 학습 스타일을 알아가면서 학습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운 뒤에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실천'하고, 그 이후에 '평가'하는, 4단계를 거친다. 자기주도학습지도사는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함께 체크하며 목표나 계획을 바꿔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l 자기주도학습 왜 필요한가?
자기주도학습이 제대로 되면 '자기효능감'도 높다.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자기가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다. 코로나19 시대에 딱 그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를 못 갔던 때가 있는데, 자기주도학습이 제대로 됐던 아이들은 그 시기를 잘 거치면서 나아간다. 스스로 '나는 할 수 있어', '잘 되고 있어'라고 느끼며 내적 동기도 생긴다. 자신이 무얼 해야겠다는 방향성을 잡으면서 공부를 하거나 진로를 찾는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 힘이 들어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 탄력성이 있다.
l 자기주도학습의 기본은 무엇인가?
자기주도학습의 여러 영역, '전략'이라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시간 관리'다. 다들 초등학교 때 만들어 봤을 '생활 계획표'처럼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다시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시간을 관리하는 거다. 시간 관리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일이다. 부모가 전화로 말해줘야 '밥을 먹어야 하는구나', '학원에 가야 하는구나' 그러지 않고 몇 시가 되면 무얼 해야 한다는 걸 아는 아이들은 자연스레 다음 단계가 된다. 자신이 직접 시간을 관리하다 보면 '목표를 세워볼까', '남는 시간에 독서(읽기 전략)를 해 볼까' 이런 단계가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다.
l 스스로 공부하는 게 어려운 학생이라면 어떤 것부터 해 보면 좋을까?
요즘엔 책상에 앉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책상에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책상'이 아닌 경우도 있다. 컴퓨터를 하거나 휴대전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거다. 환경과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규칙적으로 공부를 하는 정해진 장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거실에도 환기를 하며 잠깐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두는 거다. 이런 게 잡히면 우리의 뇌는 안다. '지금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고, 공부를 하는 장소구나'하는 것을 말이다. 목표를 세울 때 '작은 목표'부터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책 한 권을 정해 언제까지 읽겠다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성취하면 '내가 해 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l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있을까?
아이들이 제일 목마른 게 칭찬이다. 진로 관련 컨설팅을 할 때 듣고 싶은 말을 쓰라고 하면 '잘했어', '괜찮아'가 가장 많이 나온다. 아이가 90점, 100점을 목표했다가 70점, 80점을 맞았어도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라고 해 주는 거다. 그런 뒤에 부족했던 부분을 같이 보면 된다. "이런 부분이 좀 안 됐구나" 하면서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 대안을 찾아보는 거다. 부모에게 혼이 나면 이런 과정까지 나아가기 어렵다. 김지은기자
자기주도학습 어렵다면? 도움 받는 것도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제주시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는 주 1회, 8회기(두 달) 과정으로 소규모그룹 유형의 '자기주도학습컨설팅'도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고등학교 학생이다. 매달 1일부터 18일까지 센터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개별 신청 이후 수준별·학년별로 그룹이 구성되면 진행된다.
다만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목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교과서가 아닌, 스스로 공부를 하기 위한 전략을 하나씩 배워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길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수강료가 없는 무료 교육이라고 가볍게 여겨서도 안된다. 김현희 제주시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운영팀장은 "교육이 무료이다 보니 신청을 해 놓고 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지난해부터 페널티(이용 제한) 기간 6개월을 두고 있다"고 했다.
제주시자기주도학습센터는 옛 제주도지사 관사(제주시 연오로 140)에 자리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서귀포시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는 동홍동에 위치한다.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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