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의 목요담론]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제주가 가야 할 길

[이성용의 목요담론]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제주가 가야 할 길
  • 입력 : 2025. 03.27(목) 01: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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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50.3%인 2605만명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이 심하다고 알려진 영국(12.5%), 프랑스(18%), 일본(28%)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자 새로운 기회가 많이 생기는 지역이기 때문에 인구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이제 수도권과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로 쇠퇴하고 있으며 소멸 위기 상황에 놓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23년 말 기준 83.6세로, 1970년대 평균 수명인 62세와 비교하면 지난 50년 동안 20년 이상 증가했다. 일반적인 퇴직 연령이 60세임을 고려하면, 은퇴 이후에도 20년 이상을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제주지역 인구는 70만 명이며, 연간 관광객은 약 130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에서도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를 합산한 100만명 규모의 도시를 기준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시키기 위해 제주는 어떤 방향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앞으로 제주는 '관계 인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관계인구란 해당 지역 내 거주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연결된 사람들을 의미한다. 현재 업무, 관광, 방문 등의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관계가 생길 수 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된다고 해서 제주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둘째, 제주는 은퇴 이후 삶을 위한 유토피아가 돼야 한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물리적 환경, 자연경관, 인문학적 요소 등 제주만의 강점이 충분히 활용된다면 은퇴 후 거주지를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는 청·장년층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셋째, 균형을 위한 국토정책을 포기해선 안 된다. 현재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강력한 비수도권 육성 정책이 없다면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을 신체에 비유한다면, 수도권은 머리, 비수도권은 팔과 다리에 해당한다. 지금처럼 머리만 커지고 팔과 다리는 점점 약해진다면 균형 잡힌 신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화되는 수도권 편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 균형 있는 국토 발전 정책은 단순한 지방 살리기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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