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조지 오웰의 고전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세 국가는 '끝나지 않는 전쟁' 상태에 있다. 국가들은 딱 전쟁을 이어갈 정도의 소규모 교전만 반복할 뿐이다. 갈등을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내부를 결속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이다.
2025년은 '대선의 해'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 제20대 대선 당시 국민들은 절반으로 갈라져 싸웠다. 영남과 호남, 1찍과 2찍, '이대남'과 '이대녀'는 서로를 할퀴었고, 모두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은 채로 다시 끝나지 않는 전쟁을 겪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어떠한 방식으로 남녀갈등을 활용하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국민의힘은 고찰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매운맛'만을 노린 공허한 슬로건에 가까웠다. 당연히 공약이 실현되는 일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2번남'으로 칭하고 그들에게 온갖 혐오스런 수식어를 붙였다. 과정에서 '1번남'을 사랑받는 존재로 내세우며, 사랑을 수단화하는 여성혐오를 저지른 것은 덤이다.
정치학자 EE샤츠슈나이더에 따르면 사회의 주된 갈등은 다른 갈등을 가려버린다. 해결의지 없는 의도된 갈등으로 싸우는 동안 시급한 갈등들은 상정 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에 달려있다. 혹시 모를 대선 때 우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갈등에 관심 갖는 것. 그것이 끝나지 않는 전쟁을 끝낼 방법이다. <고성현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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