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혀 있음에 머물지 않은… '물방울의 방'

맺혀 있음에 머물지 않은… '물방울의 방'
김창열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1972~1983 물방울 작업 조명
5일부터 7월 20일까지 전시
  • 입력 : 2025. 03.04(화) 15:45  수정 : 2025. 03. 05(수) 15:22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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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의 '물방울'(마포에 염료, 유채, 1981).

[한라일보] 맺혀 있음에 머물지 않았다. 영롱한 물방울은 단순하게 맺혀 있는 데에 멈추지 않고 표면으로 흐르거나 스며드는 형상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수많은 고민과 실험의 흔적들이 화면 지지대에 묻어난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 화백의 물방울 회화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된다. 이달 5일부터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소장품 기획전 '물방울의 방 1972~1983'이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이 1971년 물방울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선택한 이후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 1972년에서 1983년까지의 물방울 작업을 조명한다. 그의 기증 작품 220점 중 주요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미국 뉴욕에서 판화를 전공한 뒤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김 화백은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에서 물방울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이후 평생 '물방울'을 그렸다.

그의 1970년대 물방울 작업은 대체로 물방울이 캔버스에 맺혀 있는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스프레이 기법을 활용한 극사실적 표현이 특징이다. 실제 물방울처럼 빛을 발하며 화면에 존재하는 것을 두고 김 화백은 '초사실주의적 작업'이라고 했다. 1970년대 후반 이후 물방울은 맺혀 있는 것에서 표면에서 흐리고 흡수되는 다양한 형상으로 묘사된다. 스프레이 기법에서 벗어나 붓을 이용한 회화적 실험을 시도한 흔적이 이 시기에 드러난다.

전시 이름인 '물방울의 방'에 대해 미술관 측은 "16세기 유럽 귀족들이 진귀한 수집품을 보관했던 '호기심의 방'에서 착안했다"며 "미술관의 핵심기능인 작품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평안남도 출신인 김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제주에 머문 인연으로 2013년 제주도에 60여 년간 그려온 시대별 대표작 220점을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제주도는 2016년 9월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김창열미술관을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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