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제주국제관악제 여름시즌의 서막을 알렸던 'U-13 관악경연대회'.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올해로 30주년이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시간을 한결같이 걸었다. 제주 토종 관악인들의 열정으로 시작한 무대는 이제 세계를 향한 음악 축제가 됐다. 오는 3월 봄 시즌으로 다시 돌아오는 '제주국제관악제'다.
|변화 더하며 '세계 무대'로
봄 시즌을 앞두고 만난 양승보 신임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장도 그 시작을 또렷이 기억한다. 바로 이전 이상철 조직위원장(당시 한국관악협회 제주도지부장)과 1994년 라면 네 상자를 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올랐던 그다. 목적지는 '뮤직메세'(Musikmesse), 이른바 음악 박람회였다.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제품과 기술, 정보가 모이는 이곳에서 홍보 전단을 돌리고 연주자를 섭외하며 일주일을 머물렀다.
이보다 이른 1992년 제주에선 한국관악협회제주도지부 주관으로 대한민국관악제가 열렸다. 이어 1994년 한국관악협회장이 일본 하마마쓰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태평양관악제에 한국 대표(남자고등부 부문)로 제주고교연합악대를 파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큰 동기가 됐다.
이듬해인 1995년 8월 제주국제관악제가 막을 올렸지만 참가 단체의 면면에선 "국제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도 민망할 정도"('제주국제관악제 25년사 '섬, 그 바람의 울림' 중)였다. 시작은 부족했지만 격년제였던 행사가 1999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축제가 되고, 제주국제관악콩쿠르 개막(2000년), 유네스코 산하 세계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가입(2009년) 등이 이어지면서 그 위상도 높아졌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관악인이 거쳐갔으며, 세계 무대를 누비는 정상급 연주자도 꾸준히 찾고 있다.
양 위원장은 "그동안 몇몇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지난해 확인해 보니 초중고 9개 국정교과서에 제주국제관악제가 '세계의 유명한 음악제',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라고 소개되고 있었다"면서 "저희 나름대로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며 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주민과 더 함께하는 축제로 확산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국제관악제 여름 시즌에 열린 시가 퍼레이드. 한라일보 DB
|"30주년 프로젝트 준비"
2021년부터 시즌제로 다시 한번 변화를 준 제주국제관악제는 봄·여름 시즌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부터 올해로 3년 차다. 이번 봄 시즌은 오는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가 함께 여는 행사로, 첫날 제주문예회관 인근 지역아동센터 플루트 동아리의 마중물 콘서트로 시작해 개막공연, 라이징스타 콘서트, 제주국제관악작곡콩쿠르결선 등으로 4일간의 일정을 잇는다. 시즌 기간에 서귀포 표선과 제주시 교래마을에선 전문 연주자와 지역 밴드 등이 함께하는 금빛 선율이 예고됐다.
올해는 '30주년'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외 관악인들에게도 뜻깊은 무대다. 이를 반영하듯 아직 참가팀이 확정되지 않은 여름 시즌을 향한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양 위원장은 "여름 시즌에 참석할 테니 초청을 해 달라는 팀이 많아 과부하가 걸릴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30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관악제를 있게 한 제주 관악인들의 마음이다. 양 위원장도 "지금처럼 한결같이 꾸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전) 위원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작고 어렵게 시작했던 첫 회나 20회, 25회에도 똑같이 심혈을 기울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요. 30주년이라고 올해만 특별히 더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저 역시도 새로 위원장을 맡으면서 전임 위원장이 계획했던 것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차츰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저희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올 여름 시즌에는 30주년에 걸맞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